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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테이스팅

나의 2011 [5] 밀라노를 출발한 저는 볼로냐를 거쳐 이탈리아의 7번 국도라 할 수 있는 A14 도로를 타고 동남쪽으로 달립니다. 목적지는 구글링 하다가 발견한 '에미디오 페페' 와이너리. 두번만에 딱 찾았는데, 여기다 싶었어요. 시간도 넉넉했으니까 중간중간 눈길을 끄는 도시가 있다거나 눈에 익은 지명이 있으면 마음껏 빠져서 그쪽을 구경 했어요. 바로 여기, 싼마리노 처럼요. 싼마리노는 이탈리아 안의 작은 나라인데요, 작지만 이탈리아 안에서는 가장 소득이 높은 동네라고 하는군요. 높은 소득 만큼 수도도 높은 산 위에 자리잡고 있어요. 운전해서 올라가는 느낌이 서울의 부촌인 평창동이나 한남동 산길을 달리는 것과 비슷했어요. 산 위에 자리잡은 싼마리노 시는 아기자기 알콩달콩 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몽쌩미셸.. 더보기
나의 2011 [3] 밀라노. 밀란, 플로렌스, 로움, 내이플스... 이런 영어식 발음은 우리 이제 잊기로 해요. 내고향 서울이 쎄울이 아닌 것처럼, 밀라노는 밀라노! '밀'은 짧게, '라'에 힘을 주어 '라아' 하며 살짝 끌어주며 '아'에서 반단조 꺾어 바로 '노' 하는 겁니다. 자기 도시의 이름을 딱 그렇게 노래하듯 부르며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입니다. 와락 껴안고 양볼에 입맞춤을 하는 이탈리아식 인사로 우린 다시 만났습니다. 우린 지난 세기말 마지막 해에 '레이버스유니온' 이라는 유령단체를 조직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거의 국내 유일의 전자음악 싸이트였던 '테크노 게이트'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 레이브 파티를 만들자며 누군가 들고 나왔고 (누구게요?), 고작 열여덟살 짜리의 선동에 닉네임으로만 존재하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