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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나의 2011 [5] 밀라노를 출발한 저는 볼로냐를 거쳐 이탈리아의 7번 국도라 할 수 있는 A14 도로를 타고 동남쪽으로 달립니다. 목적지는 구글링 하다가 발견한 '에미디오 페페' 와이너리. 두번만에 딱 찾았는데, 여기다 싶었어요. 시간도 넉넉했으니까 중간중간 눈길을 끄는 도시가 있다거나 눈에 익은 지명이 있으면 마음껏 빠져서 그쪽을 구경 했어요. 바로 여기, 싼마리노 처럼요. 싼마리노는 이탈리아 안의 작은 나라인데요, 작지만 이탈리아 안에서는 가장 소득이 높은 동네라고 하는군요. 높은 소득 만큼 수도도 높은 산 위에 자리잡고 있어요. 운전해서 올라가는 느낌이 서울의 부촌인 평창동이나 한남동 산길을 달리는 것과 비슷했어요. 산 위에 자리잡은 싼마리노 시는 아기자기 알콩달콩 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몽쌩미셸.. 더보기
나의 2011 [4] 싸왓디, 옹! 옹입니다. 이름이 옹이에요. 한자 왕을 태국식으로 읽으면 옹이 된답니다. 저의 태국 동생입니다. 2009년 군대를 제대하고 별 거 없이 지내던 차에 샹하이와 방콕을 오가며 살던 라오찐이라는 제 친구가 서울에 놀러 왔었어요. 그 친구는 워낙 서울을 오래 떠나 있었으니까 서울을 잘 몰랐고요. 그런데 마침 옹과 다른 친구들이 서울에 놀러오게 됩니다. 옹과 라오찐은 샹하이에서 쭝궈말 어학당 다니다 만난 사이였답니다. 라오찐은 저와 허형이라는 제 친구더러 딱 하루만 얘네랑 만나서 같이 놀아 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래서 만났습니다. 저야 뭐, 스무살때 처음 태국에 가본 이후로 그나라에 홀딱 반해서 적어도 일년에 한두번은 태국에 갔었을 만큼 태국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태국 친구들이라니 아주 흔쾌히.. 더보기
나의 2011 [3] 밀라노. 밀란, 플로렌스, 로움, 내이플스... 이런 영어식 발음은 우리 이제 잊기로 해요. 내고향 서울이 쎄울이 아닌 것처럼, 밀라노는 밀라노! '밀'은 짧게, '라'에 힘을 주어 '라아' 하며 살짝 끌어주며 '아'에서 반단조 꺾어 바로 '노' 하는 겁니다. 자기 도시의 이름을 딱 그렇게 노래하듯 부르며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입니다. 와락 껴안고 양볼에 입맞춤을 하는 이탈리아식 인사로 우린 다시 만났습니다. 우린 지난 세기말 마지막 해에 '레이버스유니온' 이라는 유령단체를 조직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거의 국내 유일의 전자음악 싸이트였던 '테크노 게이트'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 레이브 파티를 만들자며 누군가 들고 나왔고 (누구게요?), 고작 열여덟살 짜리의 선동에 닉네임으로만 존재하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