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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걸어다녀 요즘

문득 요즘 내 삶에서 사라진 것 하나를 찾아냈다.

걷기.

정말이지 나는 걷지를 않는다.

서울에 돌아온지 6년째, 집과 한남동을 차로 오가고, 한남동 이태원 가까운 점들 사이를 다닐 때만 걷는다.

나 참 걷는거 좋아하는데.

방콕에서처럼 어슬렁
엉덩이에 힘 빡 주고 뉴욝 워킹을 하던
빠리에서처럼 껑총깡총
봄가을 소월길
그냥 걷는 데서 오는 그 즐거움이 있잖아.
요즘 난 그걸 잃어 버렸다.

왜 그런가? 나는 서울의 길들에서 어떤 자극도 호기심도 느끼지 못하게된 것 같다. 뭔가 새로운 것을 보리라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꼭 새로운 것을 봐야하나 그건 아니다. 그런데 360일 희뿌연 하늘이 저기 있고 그걸 보면 숨을 될 수 있는 한 조금만 쉬고 의미도 양식도 없는 건물들을 눈을 질끈 감은채 슉슉 지나쳐 목적지로 얼른 더 빨리 걸어야만 할 것 같잖아.

모든게 정체돼있고 내가 나선다고 해서 딱히 상황을 뒤집을 수 없는 요즘이라 답답하다. 술 마시는 나도 폭식하는 나도 의미 없이 비트에 몸을 흔드는 나도 그래서 맨날 부어있는 나도 그냥 다 밉다.

이런 땐 걷는게 참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