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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힌

나의 2011 [10-1] 태국에서 사는 동안 저의 신분은 공식적으로 '여행객'이었습니다. 한국사람이 태국에 가면 공항에서 3개월짜리 관광비자를 주잖아요? 저는 그 관광비자로 2년반을 살았던 거였어요. 제가 태국에서 딱히 경제활동을 한 것도 아니니까 제게는 관광비자가 적절한 것이기도 했죠. 태국에는 그런식으로 3달에 한번씩 관광비자를 갱신해 가면서 10년 이상 살고있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나마 한국사람들은 3달이지만 미국사람들은 한달에 한번씩 외국에 다녀와야 하는데, 그런분들은 정말 대단하죠. 태국은 포용력이 대단한 나라인 것이 여권이 온통 태국 출입국 도장으로 가득한 외국인들이 몇번이고 재입국을 하더라도 출입국 사무소에서 별 다른 질문도 없이 새 비자 도장을 쿵쿵 찍어 줍니다. 대인배죠? 그리하여 세달에 한번씩, 저는 태.. 더보기
나의 2011 [9] 째박이는 서울에 돌아가는 표를 한번 두번 바꾸더니 아예 떠나는 날을 티켓 유효기간 마지막 날로 바꿔 버리더군요. 워낙 태국을 사랑했던 녀석이라 한번 돌아오니 떠나기가 싫었던 모양이에요. 저는 처음 예정된 3주 동안은 최선을 다해 째박이랑 재밌게 놀아 줬지만 이게 점점 길어 지면서 제가 연초에 나름대로 세웠던 여러가지 계획도 흐지부지 되는 것 같고, 혼자만의 시간도 그리워 져서 점점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째박이는 몰아 세우면 덤비는 스타일이라 어느날 밤 뭐라고 좀 했더니 술이 떡이 돼서 울고불고 진상 피우면서 저보고 '장남으로서 정신 좀 차리라'고 하더군요. 저는 '당분간은 너가 우리집 장남이다.'로 맞섰습니다. 애초에 싸움도 어디 쿵딱이 맞아야 하잖아요. 막 울면서 꼬장 피우던 녀석이 정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