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의 개설 취지 중에 중요한 포인트는 대륙과 홍콩, 태국 요리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타이완의 어마어마 어메이징한 음식 세계를 소개 하는데 있습니다. 제가 일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살 곳'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거기에 훌륭한 음식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타이완 이전에 살았던 태국은 두말 할 것 없이 음식 천국입니다. 2년 반동안 살면서 제가 본 태국은 나라 전체가 거대한 잔칫집 같았어요. 어디를 가나 먹을 것이 널렸고, 누구든 서로 만나면 어제 뭘 먹었는지, 이거 끝나면 뭐 먹으러 갈건지, 그집 국수는 먹어 봤는지를 이야기 합니다. 일 때문에 회의를 가도 밥을 먹었느냐를 가장 먼저 물어 보고요, 공연장의 백 스테이지 같은 데에도 항상 먹을 것이 준비 되어 있습니다. 특히 십대들까지 친구들끼리 자신이 좋아하는 먹거리 이야기를 신나서 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기도 했어요. 오랜 기간에 걸쳐 주변 문화권과 심지어 유럽에서 까지 (태국은 무려 500년간 서구와 교류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들여온 조리법의 정수를 모조리 녹여 태국인들이 이룩한 지상 최고의 현란한 음식 문화를 즐기는 것은 태국에서 사는 커다란 특권 중의 하나죠.
그럼 타이완은요?
제가 살러 왔잖아요. ;-)
저를 아는 분들께는 이 자체가 훌륭한 대답이 될 거라 생각 합니다.
여튼 좀 더 설명을 드리자면 제가 이사 오기 전에 여행으로 한번, 답사할 겸 두번, 해서 세번을 타이완에 왔었거든요.
그때마다 접한- 대륙 곳곳의 조리법과 일본풍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타이완 특유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먹거리들이 정신을 쏙 빼놓았어요. 그덕에 아, 여기라면 살아도 되겠다 확신을 했죠.
'공부는 상관 없다. 우리 아들들은 밥 잘 먹고 똥만 잘 싸면 된다.'
-부친 말씀
'다른덴 다 돈 아껴도 절대로 먹는데는 돈 아끼지 말아라.'
-모친 말씀
제가 살면서 부모님 말씀대로 하는 게 거의 한가지도 없는데, 저 두 가지는 항상 가슴에 새기고 세상 어디를 가던지 실천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음식 솜씨를 가진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음식의 '맛'에 있어서 만큼은 높고 바른 기준을 세워 왔다고 자부 하며, 북유럽의 거인 친구들도 '아니, 그 많은 음식이 너의 몸 어디로 가는 것이냐?' 할 정도로 자타공인 어마어머나한 식탐을 가진 제가 그동안 꾸준히 생각(만)해 왔던 것들을 여기다 풀어내 볼 계획이니 지켜봐 주세요.
다이어트 중이신 분들이나 심야에 접속하는 분들께는 그야말로 악마의 블로그가 되겠군요. 후후후
사실 음식을 소개 할 때엔 단순히 사진과 그때 제가 느꼈던 맛을 글로 풀어 전하는 것도 어떤 순수성은 있다고 생각 합니다. 당분간은 여러가지 여건상 (고백하자면 아직 메뉴도 읽을 줄 모릅니다. 혼자서는 주문도 어려워요.) 이런 방법을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고요. 좀 정보가 부실 하거나 (최대한 노력은 하겠지만) 틀린 부분이 있다거나 하면 알려 주세요.
이 음식은 어느 지방의 조리법을 기반으로 하고 어떤 지방의 조리법과 결합하여 이런 음식이 되었는지, 음식의 이름이 왜 그런지, 이 집은 같은 요리를 어떤 다른 방법으로 조리하는지 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제가 워낙 관심이 많아서요. 차츰 쭝궈 말을 배워 가면서 점차 그런 방향으로 진행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살짝 맛배기 하시라고...
버터 국물에 요리한 가리비 살과 당면
새우살을 갈아 패티를 만들고 오이와 양파, 토마토를 얹어 먹는 양상추 랩
[딴짜이미엔] 간장에 조린 달걀을 얹은 굴소스 넓은 면 국수
볶은 마늘 소스에 얹은 소면
겉을 노릇하게 튀겨 달콤 짭쪼름한 소스에 얹은 크리미한 질감의 연두부
꽃잎 국
매콤한 사천식 굴 두부 요리
타이완 기차의 명물 타이완식 도시락. 역마다 각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도시락이 등장합니다.
야들야들 *하양 목이버섯 식후탕
연두부 위에 얼음을 사각사각 갈아 올리고 망고와 수박, 타피오카를 얹은 타이완식 빙수
맛있겠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