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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대만?...타일랜드?

박모과 pak mogua 2011. 12. 4. 19:51
한국에서 타이완을 부르는 이름은 제가 아는 것만 하더라도 벌써 두번 바뀌었습니다.
자유중국 - 대만 - 타이완. 요즘은 KBS 뉴스에서도 타이완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을 보니 타이완이 정식 명칭이 된 것 같고요. 타이완 사람들 여권에 박힌 이나라 정식 명칭은 '중화민국'입니다. 왠지 귀에 익죠? 영문 표기도 R.O.C에요.

덧붙여, 쭝궈는 그냥 중국으로 부르고, 베이징/샹하이도 북경/상해를 혼용하는 것을 보면 한국어에서 쭝궈말 표현법이 좀 더 세심하게 다듬어 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국에서 흔히 쓰던대로 '항주, 심천, 계림' 이런식으로 발음하면 정작 쭝궈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 자주 발생 하잖아요. '왕조현, 임청하, 장학우, 금성무' 같은 이름들도 그렇습니다.

이처럼 여러모로 헷갈릴 소지가 많다보니 네이버에 타이완을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가장 첫 페이지로 뜨는데요.

한국과 타이완의 거리가 한큐에 드러납니다.

 
명칭이 두번 변해서 헷갈릴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 하더라도, 한국 학교에서 이제 세계지리 과목은 아예 없어진 겁니까?
웃긴 걸 넘어서 가슴 한켠이 무너지는 것 같은 이런 거시기, 저만 이런 거에요?

타이완=대만=자유중국=중화민국
타일랜드=태국=타이
전혀 다른 나라입니다. 이렇게 간단 정리.

자, 지금부터 제가 할 이야기는 약간 뜨악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타이완에 대해 별 관심 없던 분들이 처음 타이완에 오시면 깜짝 놀랄 일이 상당히 많을 텐데요, 그중 하나가 도시의 풍경이 한국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집들의 생김생김이며, 간판의 모양새, 심지어 전반적으로 색감이 없고 무채색 건물들이 많다는 것까지 한국과 참 많이 닮아 있어요.

타이베이의 평범한 거리 풍경입니다. 서울 아니에요.


거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무래도 타이완과 한국이 지난 날 '같은 나라'였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뭔 개소리냐 하시겠지만, 타이완은 1885년 부터 1945년 까지, 한국은 1910년 부터 1945년 까지 일본이었잖아요. 씁쓸하지만 우리는 무려 약 *35년간 같은 나라였던 거시기. 해방 이후에도 이게 무슨 조화인지 타이완과 한국에는 자유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고 공산주의와 맞서는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됐죠. 성장 유형도 두나라 모두 일본을 롤 모델로 보면서 미국 영향을 받는 비슷한 방향을 택했습니다.
비슷하게 살다보니 얼굴도 닮아간 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타이완에는 아직까지 일본풍이 우리보다 훨씬 더 노골적으로 굉장히 강하게 남아 있는데요, 이것은 식민지 생활을 하고서도 한국과는 달리 일본을 그닥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타이완 사람들의 정서가 반영된 결과라카네예. 오히려 일제가 타이완을 근대화 시켜주고 꽤 괜찮은 통치를 했다고 평가하는, 한국의 친일파 같은 생각을 하는 타이완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타이완의 일식집이나 선술집에 가보면 여기가 일본인가 착각할 정도로 일본식 서체며 디자인들이 꽝꽝 박혀 있고요, '이라쌰이마세'는 '니 하오'보다 항상 먼저 큰 소리로 들려 옵니다. 더 재밌는 건 쭝궈말로 주문이 막힐때 일본어 단어들을 사용하면 한국사람과 대만사람이 의사소통이 가능 하다는 거에요. 다들 아는 간단한 일본어 단어 있잖아요? '와루바시', '타코', '아나고', '우니', '미소', '엥가와', '사바' 뭐 이런 단어 들이요.

일본 제국 주의는 망했지만 그게 21세기까지 요로코롬 이어졌다는 건 참 아이러니 하고 야리꾸리 합니다.

뭐, 요즘엔 서울도 주요 거리에 나가보면 점점 (자발적으로) 왜색이 더해지고, 심지어 일본말로 '이라쌰이마세' 하는 가게들이 엄청 늘었죠? 그건 뭐, 글쎄요? 퇴행 본능인가요?

신쥬쿠 아니고요, 타이베이 거리를 묘사한 공공미술 작품입니다.

 

타이완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갈 수록 저는 한국에 살면서 늘 가지고 있던 제 안의 질문- '나는 어디서 왔고, 내 나라 한국은 대체 뭔가?'에 대한 답을 좀 더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을 (고작 2주 살았지만) 벌써부터 받고 있습니다.

타이베이 소고 백화점에는 세상에 엘레베이터 걸도 있고요, 폐점 인사도 저렇게 딱 일본 각 잡고 합니다.





 
댓글
  • 프로필사진 구경꾼 한국의 일제강점 기간은 약 35년(34년 11개월)입니다.
    당연히 함께 식민시절을 겪은 기간도 37년이 안되죠.
    그리고 타이완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인식이 우리의 친일파와는 다른 것이
    타이완은 일본의 식민지배가 끝난 뒤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개석파가 들어와 정부를 수립했기 때문에
    우리와는 그 인식이 다릅니다.
    즉 정부차원에서는 일본에 대한 증오가 우리보다는 약하죠.
    일본의 식민지배를 겪은 사람들은 정부수립 이전 청조 때 거주하던 사람들이구요.
    2011.12.05 17:05
  • 프로필사진 박모과 pak mogua 아, 좋은 지적 고맙습니다. 연도 부분은 바로 수정 하겠습니다. 2011.12.05 18: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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