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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c

을 봤다. -빠르크 관련 인터뷰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어머니께서 참 자랑스러워하시겠어요?"다. 아닌데. 엄마는 내가 4년제 대학 사회학부에 갔다가 휴학하고 놀다가 예술학교 사진과에 다시 들어갔을 때 정말 기뻐했었다. VJ를 할때도 '그만 좀 놀아라.' 했지만 내가 내 작업으로 인정받고 외국에도 가고 그러니까 좋아했었다.주변에 자랑하는 것도 몇번 봤다. -영국의 건축가인 '쏘피 힉스' 씨가 지난 5월 부터 '아크네' 매장 건축 건으로 서울에 오가시면서 빠르크에 네번 오셨다. 그는 낯선 도시에서 허기지고 호기심 많은 여행자로서 내가 했던 그대로, 빠르크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했던 그대로 빠르크를 즐겼다. 혼자서도 오고, 동료와도 오고, 서울을 떠나기 바로 전날 저녁에는 두 딸과 함께 오셨다. 오실.. 더보기
123 ​ 어제 빌라더바, 휘황, 차우기, 박모과 (동갑내기) 2:45am 요즘 이렇게 셋이 만나는 일이 잦은데 셋 다 먹는게 업이다 보니 화제는 자연스레 음식으로 향한다. • 박: 황이가 나 방콕 살때 진짜 많이 놀러 왔었거든, 우리 둘 다 먹는게 잘 맞으니까 하루 종일 먹으러 다니고. 그런데 그때는 내가 식당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 둘이는 먹는 얘기 정말 많이 했어. 내가 황이한테 이런 질문 한 적이 있어. 황이 방콕에서 처음 봤을 땐데. '일본의 맛은 뭐야?' 진짜 뜬금 없잖아. 그런데 황이가 미리 준비해 둔 것 처럼 대번에 '간장 맛? 쇼유의 맛?' 그러는 거야. 난 그게 머리 깊이 박혀서 아직도 일식 먹을 때마다 생각나. 차: 정확하네. 자, 그러면 물어보자. 넌 한식집 하잖아. 한국의 맛은 뭐.. 더보기
빠르크 [3] [버퍼링]빠르크는 2012년 10월부터 본격적인 개업 준비와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해 안에 문을 여는 것이 목표였다가 2013년 1월을 맞았고, 1월 초에 더는 밀리면 안되겠다는 불안감에 티저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식당을 열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을 함으로써 우리가 일하는 데 책임감을 더하고, 그만큼 일하는 속도도 높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현수막은 거의 두달이 넘도록 걸려 있었습니다. 일을 꾸준히 했는데도 한가지를 해 놓으면 그 단계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으니까요. 인테리어 세부사항에 대한 우리의 결정도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바닥에 관해서만도 세번의 변경, 두번의 큰 공사가 있었습니다. 그릇이며 집기들을 고르는 일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시장에 나와있는 물건들을 아무리 보고.. 더보기
빠르크 [2] [첫미팅]지민이가 엄청난 모험이 될수도 있는 제 제안을 시원스레 받아들여 오케이 했으니까 저도 큰 액션을 취해야 했습니다. 저는 떠돌던 생활을 다 접고 서울에 돌아 오기로 합니다. '어떻게 하면 캘리포니아에 가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낼 수 있을까?'만 생각하던 저도 제 모든 몽상을 일단 접기로 한거죠. 외국 생활이 길어 질수록 저는 제가 스무살 때 백남준 선생님에 대해 디깅하다 스스로 찾은 답에 깊이 몰두하게 됐습니다. 일단 남한을 떠났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말아야 뭐든 될 수 있다는 거였어요. 나도 그땐 이미 4년에 가깝게 서울을 떠나 있었으니까 떠난 채로 뭐든 되겠다는 다짐도 했었습니다. 89% 자유분방하게 살았어도 깊은데 각인된 '출세해서 엄마 호강시켜 줘야지.' 조선 장남 클리셰를 떨쳐 버리.. 더보기
빠르크 [1] [지난 날]2007년이 되자마자 저는 잘 다니던 M2에 6주간 휴가를 내고 뉴욝과 론돈으로 3/3주 여행을 떠났습니다. 저는 당시에 군대에 가겠다는 마음이 전혀 없었으므로, 이 여행을 마치고 둘 중에 더 마음에 드는 도시에 정착 하겠다 마음을 먹은 것이죠. 여행은 어마어마 했습니다. 전혀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떠난 여행인데도 초단위로 놀라운 일들이 저를 덮쳐 줬습니다. 마치 그 두 도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정신 못차릴 정도로 솔깃한 카드들을 제 앞에 툭툭 던졌습니다. 제가 20대 내내 존경하고 동경해 마지 않았던 도시 론돈에서는 론돈 씬의 한복판에 있는 친구를 알게 되어 그 한복판에 있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 저를 소개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저는 당시에 스스로 느낄 수 있을만큼 V.. 더보기
엄마, 밥 줘! 안녕하세요 박모과입니다. 제가 서울에 돌아온 지도 벌써 반년이 다 되어 갑니다. 아마도 제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흘러간 6개월이 아니었나 합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만 저를 아시는 분들을 위해 그간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는 보신 것처럼 방콕에서 타이베이로 이사를 했고, 계획한 대로 타이완국립사범대학 어학당에 등록해 만다린을 공부했습니다.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고, 술을 많이 마셨고, 파티에 다녔고, 맛있는 것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늘 살던대로, 걱정이라고는 없이 즐거움만을 향해 살았습니다. 그 와중에 사랑에 빠졌었고, 아픔도 겪었습니다. (풉!) 이제와 생각해보니 풉! 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꽤 심각했던 것이, 새로운 도시에서 그 아픔을 감당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땐 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