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9ua VJ 시작하고 VJ 이름을 VJ MoguA 이렇게 프린트 해놓고 보니까 뭔가 딱 들어맞지가 않는 것 같았다. 마침 도리스랑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누나는 디자이너니까 누나랑 얘기하면 뭔가 시각적인 대화가 되곤 했다. ‘누나, 모과가 이진법 기호처럼 한음절이 되면 비트 단위로 판단하는 VJING이라는 매체 특성에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써놓고 보니 mog만 보면 뒤에 뭐가 더 있을 것 같다가도 VJ를 붙여 VJmog가 되니 럴싸럴싸 그럴싸 했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포스터에 적을 때 mog은 꼭 소문자로 써달라는 주문도 필첨했지. 마지막 VJing은 태국 살 때였으니 벌써 8년이나 지났는데, 안하고 있더라도 끈만은 놓지 않으려 오늘까지 아이디 만은 @VJmog을 써왔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내가 .. 더보기 안걸어다녀 요즘 문득 요즘 내 삶에서 사라진 것 하나를 찾아냈다. 걷기. 정말이지 나는 걷지를 않는다. 서울에 돌아온지 6년째, 집과 한남동을 차로 오가고, 한남동 이태원 가까운 점들 사이를 다닐 때만 걷는다. 나 참 걷는거 좋아하는데. 방콕에서처럼 어슬렁 엉덩이에 힘 빡 주고 뉴욝 워킹을 하던 빠리에서처럼 껑총깡총 봄가을 소월길 그냥 걷는 데서 오는 그 즐거움이 있잖아. 요즘 난 그걸 잃어 버렸다. 왜 그런가? 나는 서울의 길들에서 어떤 자극도 호기심도 느끼지 못하게된 것 같다. 뭔가 새로운 것을 보리라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꼭 새로운 것을 봐야하나 그건 아니다. 그런데 360일 희뿌연 하늘이 저기 있고 그걸 보면 숨을 될 수 있는 한 조금만 쉬고 의미도 양식도 없는 건물들을 눈을 질끈 감은채 슉슉 지나쳐 목적지로 .. 더보기 나라는 필터 요즘 가장 자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와 우리 서로 알고 있던 내 과거의 중요한 지점을 이야기 하다가 내가 비밀로 간직하고 있던 (이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 하나의 봉인을 해제했다. 친구가 입을 한참이나 다물줄 모를 정도로 놀라며 얘기했다. '블로그에 있는 얘기에서 그것만 쏙 빠져 있는 거였네?' 나는 더 깊이 들어가서 더 노골적이고 더 끝까지 가는 것을 원하고, 나를 저 끝까지 몰아 붙이는 사람이면서도 그 경험을 전달할 때는 그 경험의 강도 만큼이나 두꺼운 필터로 이야기를 거르고 있었다.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핵심을 쏙 빼놓고 얘기를 한다.' 난 이렇게 36년을 살아왔다. 난 오렌지 주스에 붓는 깜파리 같은 믹서가 되고 싶었는데, 필터가 돼 있었네. 더보기 이전 1 2 3 4 5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