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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했어요. 오랜만입니다. 갑자기 블로그를 닫고 서울에 다녀온 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군요.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짐작 하셨겠지만 저는 올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거대한 감정의 동요를 겪었습니다. 제가 또 은근히 힘든 거 있으면 친구들에게도 잘 얘기 안하는 성격이라 대충 그 순간 잘 넘기고 지나 가는데, 이번에는 좀 너무 셌어요. 오죽했으면 일년 반만에 서울에를 갔겠습니까? '세상에 내가 이렇게 걱정 없이 날마다 행복하게 살아도 되나?'가 유일한 고민이었을 만큼 행복했던 제가 우울함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게 되는데 꼭 두달도 걸리지 않더군요.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개개인의 상황과 성격,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제공하는 악마의 '맞춤형 서.. 더보기
타이베이 코스트코 구경기 제가 이전에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라는 포스팅에서 '코스트코 가는 거 무지 좋아하는, ...'라고 썼던 적이 있었죠? 제 블로그 유입 경로를 보니까 '타이베이 코스트코' 검색해서 들어 오셨던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낚시를 한 것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허허 사과하는 의미로 정말 코스트코에 다녀 왔어요. 파워 블로거가 되려면 교통편이며 가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지도를 첨부해 가며 설명해야 옳지만, 뭐 저는 비도 오고 귀찮아서 택시를 타고 다녀 왔습니다. 제가 택시를 탄 곳은 '국부기념관'역 근처였고요, 제가 간 매장은 '네이후'점이었습니다. 저녁 일곱시 경에 탔는데 150달러가 안되게 나오더라고요. (어찌됐건)고향에 온 기분이군요. 저는 코스트코 핏짜를 참 좋아합니다. 어릴적 어찌어찌 해서 미.. 더보기
먹고 싶었던 거 대신? 찝찝하네요. 저녁을 먹고 왔는데 찝찝해요. 으따, 제 얘기 좀 들어보소.  지난 생일, 예정에 없었던 돈지랄이 있었던 관계로 이번주에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참 싼 것들만 먹었습니다. 요즘 타이베이에는 허구헌날 비가 오는데다, 나가서 돈 써 봤자 딱히 재미도 없는 것 같아 금요일 어제는 집에서 그냥 맥북이나 만지고 있었어요. 오늘도 그럴 생각 이었습니다. 마침 캐쉬도 떨어 졌겠다, 없는대로 한번 버텨보자 했어요. 이것저것 정리 하면서 트위터를 켜놓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타임라인에 '피쉬&칩스' 이야기가 올라 오더군요. 피쉬&칩스라... 이런 눅눅한 날에- 튀김옷을 투박하게 입고 짤짤 끓는 뜨거운 기름탕에 퐁당 들어갔다 나와 바삭하게 튀겨진 흰살 생선을 식초 착착, 타르타르 소스에 그냥 푹 담가 호호 .. 더보기
하필 생일날 Lost in translation 세상 일이라는 게 다 그렇죠. 한치 앞을 내다 보기가 힘듭니다. 특히 저같이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도시로 이사한 지가 얼마 되지 않고, 의사 소통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구성 요소 중에 즐거운 것들이 많으면 물론 좋겠지만 저는 알아요. 우울할 때는 또 저 밑바닥 끝까지 떨어져 봐야 한다는 것을요. 그게 삶의 참 쥬스라는 거를 잘 압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1월 1일에 폭탄이 터졌습니다. 타이베이 101 삘띙에서 새해를 알리는 폭죽이 예년에 비해 한껏 그럴듯한 모습으로 터진지 몇시간 뒤, 저는 여기서 신세를 지고 있는 친구와 좀 (심하게) 다퉜습니다. 그 와중에 친구가 좀 (심하게) 서운한 말을 하는 바람에 저는 짐을 싸서 나가 버리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태국에서.. 더보기
타이완 지금 추워요! 제 블로그 유입 키워드를 보니까 타이완 지금 날씨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친절남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생생 정보 쏟습니다. 타이베이 현재기온(오전 1:44)은 영상 11도고요, 낮에는 13- 17도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거의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비가 온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당분간은 이런 날씨가 지속 될 것 같습니다. 밤기온 11도가 별거 아닌 것 같더라도 저처럼 평소에 손발이 찬 분들이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께는 밤에 잠 들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타이완 숙소에는 난방시설 갖춰진 곳이 별로 없거든요. 타이완 사람들은 그래서 집에 있을 때도 몇겹씩 옷을 껴입고, 패딩도 입고, 저런 손난로를 주물럭 거리고 있더라고요. 저 손난로는 제가 학교 갈때 도시락 사는 '스시 .. 더보기
30+1+mog 고국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 동생들 누나 형들 친구들! 맙소사 서른 한살 됐네요 저. 4월에 결혼하고 1월에 저 낳아주신 울엄마아빠, 제가 올해는 그만 갖다 쓰고 갖다 드리는 큰아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지육신 멀쩡하게 낳아 주시고, 유별난 저를 버리지 않고 다그치지 않고 제 멋대로 살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째박아, 그래 넌 일단 아닥하고 열심히 벌어. 힘들땐 반고호의 동생 테오를 생각하렴. 그렇다고 내가 내 귀를 자른다거나 한다는건 아니니까 걱정 말으렴. 사랑한다. 누나들, 형들...뭐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막내가 이만큼 왔네요. 여러분이 우울했을 때나 신이 났을 때나 저는 항상 여러분이 참말로 진짜 정말 멋져 보여서 따라 다닌 거에요. 계속 멋져 주시고.. 더보기
타이페이, 동지, 팥죽 곧 한국이 아닌 나라에서 세번째 새해를 맞이하게 되는 저이지만, 한국의 명절에는 가능하면 한국에서 하던 것들을 하려고 합니다. 평소에는 굳이 한국음식을 먹지 않고도 몇날 며칠이고 잘 참아 내지만, 명절에는 명절음식을 먹어 줘야만 한해를 한해답게 보내고 있다는 기분이 나거든요. 방콕에 살때는 동짓날이나 추석에 쑤쿰윗 12에 있는 한국식당들에서 명절음식을 준비해서 손님들에게 후식이나 반찬처럼 주기도 했기 때문에, 명절때는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고 한국식당에서 밥을 먹곤 했어요. 추석이나 설날이 더 큰 명절이기는 하지만, 저는 동지를 가장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바로 팥죽을 먹을수 있으니까요. 저는 단팥이 참말로 좋아요. 팥빙수, 단팥빵, 시루떡, 팥칼국수, 팥으로 만든 거라면 뭐든 남들이 걱정할 때까.. 더보기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라는 영화 보셨여요? 멋쟁이 사진가 보리 누나가 직접 수입해서 한국에서 개봉한 타이완 영화인데요, 이 영화가 차분함 속에서 자전거 타고 맞는 바람같이 전한 타이페이라는 도시가 한국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덕인지, 요즘은 검색창에 타이페이를 치면 관련 결과가 좌르륵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보신 분들은 한번 보세요. 작고 귀엽고 깔끔한 영화입니다. 그러면 타이페이에는 그런 까페들이 정말 있을까요? 네, 좀 있는 것 같아요. 저야 뭐, 어디서 배워 먹은 버릇인지 하루에 어떤 부분은 까페에 앉아서 보내야만 잠들기 전에 '아, 나 오늘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하는 사람이어요. 어느 도시에 가던지, 좋은 까페를 찾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서 좋은 친구들과 좋은 커피를 마시며 해도해도 끝이 없는 .. 더보기
핏짜헛 샐러드 바에 김치가? 저는 핏짜를 좋아합니다. 아니 사랑합니다. 만약 인간이 평생동안 딱 한가지 음식만 먹고 살아야 한다면 저는 핏짜를 고를 거에요. 그정도로 사랑합니다. 그래서 글을 쓸때도 왠만하면 한글 맞춤법에 맞춰 글을 쓰는 편이지만 핏짜 만큼은 핏짜라고 빠득빠득 써댈 정도 입니다. '피자'는 어딘지 핏짜가 아닌 것 같아요. 말에 힘도 없고. 냉동 핏짜가 해동만 된채로 구워지지 않은채 상에 오른 느낌이랄까요? 자장면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으으윽! 저는 일요일에는 주로 아침을 거르고 점심까지 빈둥대다가 시켜먹던 나가먹던 핏짜를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지금 신세지고 있는 친구네 집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번화한 똥취라는 곳이고요, 서울로 치면 압구정+강남 같은 동네라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음식을 내는 식당들이 아주 많습.. 더보기
타이베이 덕후들의 성지를 가다. 네스프레쏘 커피 마시겠다고 '도란스' 찾으러 타이베이의 온갖 중대형 전자상점들을 다 헤집고 다녀 봤지만 그것만은 찾을 수가 없었어요. 제 타이완 친구도 기계 쪽에 아예 관심이 없어서 (아이폰으로 문자 메세지 보낼 때도 독수리 타법을 씁니다.) 자기는 정말 모르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구글링 했습니다. Guang Hua Digital Plaza라는 곳이 있더라고요. 서울에 살때 전자상가에 가는 것은 제 일상의 한부분이자 삶의 큰 재미였는데요, 타이베이에서 용산 전자상가 같은 이곳을 찾게되어 전 기분이 왕창 들떴습니다. 저는 용산 전자상가를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다녔어요. 그때는 보따리 장수 아주머니들이 일본에서 밀수로 들여온 최신 일본 가전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대단했습니다. 그 꼬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