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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베가스! [3] 이날은 세훈이형, 에스테반과 함께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를 좀 걸어서 둘러 봤습니다.우리가 묵은 코스모폴리탄, 이웃의 아리아와 함께 스트립의 퓨쳐리스틱 이미지를 담당하고 계신 더 크리스탈스. 합정동 모델 하우스 같긔. 라스베가스에 오기 전에는 이런 키치스러운 복제들이 정말 유치해 보였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베가스에 있으면 그냥 웃기고 재밌어요. 이세상 모든 키치의 집결지로서 성소의 아우라가 깃들어 버렸을 수도요. 예산이 얼마가 됐든 취향이 뭐가 됐든 어떻게든 즐길 수 있게 해놓은 곳입니다.즐기고 돈만 내. 라스베가스에 도착 하자마자 우리가 한 것은 바로 스카이다이빙 예약이었습니다.원래 고소 공포증이 있다는 우리 에스테반 벌써부터 파르르 떨리는 얼굴 좀 보셔요. ㅋㅋ 16,000피트 상공에서 뛰어 내리는 .. 더보기
칼리베가스! [2] 엘에이에 대한 잘 알려진 평판 중 하나는 '차 없으면 돌아 다니기 어려운 도시'라는 거죠.저도 하도 들어서 거긴 대중교통 체계가 아주 없는줄 알았는데,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뭐든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엘에이 버스도 타봤는데요, 세상에 어떤 대중교통 수단에서 그렇게 꿉꿉한 냄새를 맡아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승객중 부랑자 비율이 지구상 그 어떤 도시 보다도 많아 보였는데, 왜 좌석에 천커버를 씌워둔 것인지 백번 생각 해봐도 모르겠더군요. 매일 엘에이에서 버스를 타야만 하는 분들께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엘에이 지하철은 저렴하고, 어지간한 곳들은 다 연결을 하고 있어서 유용하게 잘 타고 다녔는데, 배차는 이랬다 저랬다 엉망이더군요. 엘에이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거기에 배인 '야, 돈 없으면 .. 더보기
칼리베가스! 그리하여(클릭) 떠나게 된 미국여행.이 여행을 떠났을 무렵 때마침 제 아이폰 카메라가 정식 카메라 앱으로 사진을 찍으면 아이폰이 다운돼 버리고 다른 카메라 앱을 통하면 사진이 정상적으로 찍히는 매우 특이한 크래시를 겪고 있어서 저는 방법을 찾다찾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했고, 그래서 이 여행의 사진들은 대부분 인스타그램에만 남게 됐어요. 사진을 찍고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나중에 아이폰을 복구하고 보니 다행히 라이브러리에 인스타그램에 올리다 말았던 사진들까지 다 남아 있더군요.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해준 멋지고 값진 제 칼리베가스 여행 인스타들을 공유합니다. 엥?이게 엘에이 공항 입국장에 딱 이렇게 있는게 저는 그렇게 이상하더라고요. 절대 보수 왕정국가.. 더보기
엄마, 밥 줘! 안녕하세요 박모과입니다. 제가 서울에 돌아온 지도 벌써 반년이 다 되어 갑니다. 아마도 제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흘러간 6개월이 아니었나 합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만 저를 아시는 분들을 위해 그간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는 보신 것처럼 방콕에서 타이베이로 이사를 했고, 계획한 대로 타이완국립사범대학 어학당에 등록해 만다린을 공부했습니다.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고, 술을 많이 마셨고, 파티에 다녔고, 맛있는 것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늘 살던대로, 걱정이라고는 없이 즐거움만을 향해 살았습니다. 그 와중에 사랑에 빠졌었고, 아픔도 겪었습니다. (풉!) 이제와 생각해보니 풉! 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꽤 심각했던 것이, 새로운 도시에서 그 아픔을 감당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땐 정.. 더보기
이사 했어요. 오랜만입니다. 갑자기 블로그를 닫고 서울에 다녀온 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군요.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짐작 하셨겠지만 저는 올해가 시작됨과 동시에 거대한 감정의 동요를 겪었습니다. 제가 또 은근히 힘든 거 있으면 친구들에게도 잘 얘기 안하는 성격이라 대충 그 순간 잘 넘기고 지나 가는데, 이번에는 좀 너무 셌어요. 오죽했으면 일년 반만에 서울에를 갔겠습니까? '세상에 내가 이렇게 걱정 없이 날마다 행복하게 살아도 되나?'가 유일한 고민이었을 만큼 행복했던 제가 우울함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리게 되는데 꼭 두달도 걸리지 않더군요.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개개인의 상황과 성격,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제공하는 악마의 '맞춤형 서.. 더보기
타이베이 코스트코 구경기 제가 이전에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라는 포스팅에서 '코스트코 가는 거 무지 좋아하는, ...'라고 썼던 적이 있었죠? 제 블로그 유입 경로를 보니까 '타이베이 코스트코' 검색해서 들어 오셨던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낚시를 한 것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허허 사과하는 의미로 정말 코스트코에 다녀 왔어요. 파워 블로거가 되려면 교통편이며 가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지도를 첨부해 가며 설명해야 옳지만, 뭐 저는 비도 오고 귀찮아서 택시를 타고 다녀 왔습니다. 제가 택시를 탄 곳은 '국부기념관'역 근처였고요, 제가 간 매장은 '네이후'점이었습니다. 저녁 일곱시 경에 탔는데 150달러가 안되게 나오더라고요. (어찌됐건)고향에 온 기분이군요. 저는 코스트코 핏짜를 참 좋아합니다. 어릴적 어찌어찌 해서 미.. 더보기
먹고 싶었던 거 대신? 찝찝하네요. 저녁을 먹고 왔는데 찝찝해요. 으따, 제 얘기 좀 들어보소.  지난 생일, 예정에 없었던 돈지랄이 있었던 관계로 이번주에는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참 싼 것들만 먹었습니다. 요즘 타이베이에는 허구헌날 비가 오는데다, 나가서 돈 써 봤자 딱히 재미도 없는 것 같아 금요일 어제는 집에서 그냥 맥북이나 만지고 있었어요. 오늘도 그럴 생각 이었습니다. 마침 캐쉬도 떨어 졌겠다, 없는대로 한번 버텨보자 했어요. 이것저것 정리 하면서 트위터를 켜놓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타임라인에 '피쉬&칩스' 이야기가 올라 오더군요. 피쉬&칩스라... 이런 눅눅한 날에- 튀김옷을 투박하게 입고 짤짤 끓는 뜨거운 기름탕에 퐁당 들어갔다 나와 바삭하게 튀겨진 흰살 생선을 식초 착착, 타르타르 소스에 그냥 푹 담가 호호 .. 더보기
하필 생일날 Lost in translation 세상 일이라는 게 다 그렇죠. 한치 앞을 내다 보기가 힘듭니다. 특히 저같이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도시로 이사한 지가 얼마 되지 않고, 의사 소통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구성 요소 중에 즐거운 것들이 많으면 물론 좋겠지만 저는 알아요. 우울할 때는 또 저 밑바닥 끝까지 떨어져 봐야 한다는 것을요. 그게 삶의 참 쥬스라는 거를 잘 압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1월 1일에 폭탄이 터졌습니다. 타이베이 101 삘띙에서 새해를 알리는 폭죽이 예년에 비해 한껏 그럴듯한 모습으로 터진지 몇시간 뒤, 저는 여기서 신세를 지고 있는 친구와 좀 (심하게) 다퉜습니다. 그 와중에 친구가 좀 (심하게) 서운한 말을 하는 바람에 저는 짐을 싸서 나가 버리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태국에서.. 더보기
타이완 지금 추워요! 제 블로그 유입 키워드를 보니까 타이완 지금 날씨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네요. 친절남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생생 정보 쏟습니다. 타이베이 현재기온(오전 1:44)은 영상 11도고요, 낮에는 13- 17도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거의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비가 온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당분간은 이런 날씨가 지속 될 것 같습니다. 밤기온 11도가 별거 아닌 것 같더라도 저처럼 평소에 손발이 찬 분들이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께는 밤에 잠 들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타이완 숙소에는 난방시설 갖춰진 곳이 별로 없거든요. 타이완 사람들은 그래서 집에 있을 때도 몇겹씩 옷을 껴입고, 패딩도 입고, 저런 손난로를 주물럭 거리고 있더라고요. 저 손난로는 제가 학교 갈때 도시락 사는 '스시 .. 더보기
30+1+mog 고국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 동생들 누나 형들 친구들! 맙소사 서른 한살 됐네요 저. 4월에 결혼하고 1월에 저 낳아주신 울엄마아빠, 제가 올해는 그만 갖다 쓰고 갖다 드리는 큰아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지육신 멀쩡하게 낳아 주시고, 유별난 저를 버리지 않고 다그치지 않고 제 멋대로 살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째박아, 그래 넌 일단 아닥하고 열심히 벌어. 힘들땐 반고호의 동생 테오를 생각하렴. 그렇다고 내가 내 귀를 자른다거나 한다는건 아니니까 걱정 말으렴. 사랑한다. 누나들, 형들...뭐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막내가 이만큼 왔네요. 여러분이 우울했을 때나 신이 났을 때나 저는 항상 여러분이 참말로 진짜 정말 멋져 보여서 따라 다닌 거에요. 계속 멋져 주시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