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쉬백프라이데이 그제까지 겨울이더니 어제는 봄이 와서 밤이 되자 봄비까지 내렸다.비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하루 안에 일어났던 긴박하고 복잡다단했던, 이 방 밖의 사람은 그 누구도 몰랐으면 하는 일들을 정리하다가 그대로 엎어져 깊이 잠이 들었다. 요즘 내내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깨는데, 정신이 바로 일하면 생산성 측면에서 이 도시 챔피언 수준으로 삥! 켜지지만, 대개 그럴리는 없고 다시 돌아 눕는다. "30분 더 자도 돼, 괜찮아, 요즘 많이 일 하잖아." 이렇게 달래주는 세상에서 가장 너그러운 사람이 속삭이고. 그런데 오늘은 닫힌 방인데 짠바람이 불어와 하반신엔 이불을 덮은채로 윗몸을 일으켰다. 문이 열렸고 눈알이 깨져서 슬러시가 될만큼 짜릿한 광선이 나를 휘감았다.이불을 훌훌 털고 침대를 박차 나갔다. 아-키가 3미터가.. 더보기 여민이형 여민이형 잘 갔어? 거긴 좀 어때? 따뜻해? 재밌어? 모든게 더 나아? 걱정이 없어졌냐? 형 덕에 나 오늘 진짜 오랜만에 홍대 갔었어. 우리 처음 만난 엔비아이엔비, 같이 놀던 명월관 마트마타, 엠아이 그 동네 보니까 형이랑 나 추억 별 게 없다고 생각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형이 캐나다 살다가 온지 얼마 안됐을 때 어느 겨울날, 그때가 거의 처음이었는데 여럿이 모여서 밤새 놀고 홍대입구 역 버커킹에 모여서 아직 날도 안밝았는데 아침 세트 먹으면서 낄낄 대던 날이 생각났어. 그날은 무슨 필을 받았는지 형네 친척네로 우르르 몰려 갔다가 연희동 화교 중국집에 또 우르르 몰려 가서 이것저것 시켜먹고 그랬었다. 분명히 내가 살던 도시였는데 그날은 되게 여행 하는 것 같았어. '너랑 있으면 뭔가 막 재밌는 일이 생.. 더보기 댄스 플로어를 믿는다. 예전에 인간들은 자신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을 때면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었다. 숨이 할딱거려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도 공동체의 에너지에 몸을 내맡긴채 추고, 또 추었다. 몇날 밤을 춤추고 나면 비로소 공동의 희열을 경험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또 다른 레이어를 접하게 되고 그만큼 성숙한 정신세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인간들이 도시를 만들고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공동체의 춤판은 대부분 사라지고 종교는 점잔을 빼고 있다. 특히 단순히 살아남는 역사에 매몰된 우리 사회는 그 틈바구니에서 춤판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 춤을 추는 행위 자체를 경박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것은 무언가를 진실로 절실히 원하는 ..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22 다음